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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국립과천과학관 관장] 창의력 길러줄 '두뇌발전소'양성해야...
작성자 brainhabit

[내 생각은…] 창의력 길러줄 ‘두뇌발전소’ 양성해야

[중앙일보] 입력 2010.11.13 00:08 / 수정 2010.11.13 18:25
이상희
국립과천과학관 관장
우리 아이들에게는 하루 24시간도 모자란다.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시작된 하루 일과는 학교·학원·과외·독서실을 거치며 자정이 넘어야 끝나기 일쑤다. 이처럼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연일 칭찬하는 우리의 교육열은 단연 세계 최고다. 그러나 과열된 우리의 교육열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즐거움이 넘쳐야 할 아이들의 마음에 짜증만 쌓여 가게 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게임과 영상에 열광하는 디지털 원주민이다. 그런 아이들을 가르치는 우리 교육은 아날로그식에 머물러 있다. 아이들이 호기심을 잃어 가고 마음이 황폐화되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그런 아이들에게서 오늘날의 화두인 창의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사교육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의 네 배에 달하는 우리가 왜 노벨상 수상 과학자 하나, 스티브 잡스 같은 창의적 과학인재 하나 배출하지 못하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산업사회의 견인차가 원자력발전소였다면 오늘날 지식기반사회의 견인차는 창의력 발전소다. 노동력과 생산성이 아닌 창의성이 기업과 국가의 경쟁 우위를 결정한다. 창의성은 정형화된 사고의 틀이나 단순한 지식의 전달만으로는 결코 얻어질 수 없다. 그래서 빌 게이츠, 잡스, 제임스 캐머런 등 창의적 인재 3인방이 대학을 중퇴하고 호기심과 상상력의 세상으로 뛰쳐나가지 않았을까. 최근 미국도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해 ‘Educate to Innovate(혁신교육)’란 캠페인을 통해 아날로그식 정형적 교육의 틀에서 벗어나 게임과 영상 등을 활용한 디지털 교육기법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어려운 문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과의 독도 갈등, 북한의 지속적 도발, 남북 통일, 국제 환율 문제 등 이런 문제들을 한번에 해결할 수는 없을까. 그것은 바로 중국의 머리가 되는 길이다. 중국의 13억이라는 거대한 몸통을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그 기본은 과학기술과 창의적 디지털 교육으로 디지털 영재를 양성하는 데 있다.

 
 인간의 두뇌는 생명과 직결되는 가장 중요한 기관이다. 무게는 전체의 3%밖에 되지 않지만 에너지 사용은 타 기관의 여섯 배에 이른다. 두뇌의 노화는 인체의 노화이며, 두뇌의 기능 정지는 바로 사망과 다름없다. 만약 우리가 국제사회의 두뇌가 된다면 비록 작은 나라이지만 세계의 중심국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과천과학관은 21세기 대한민국의 제1호 창의력 발전소가 돼야 한다. 원자력발전소의 연료가 핵연료라면 창의력 발전소의 연료는 호기심·상상력·과학기술이다. 창의력 발전소의 연료는 우리 머리에서 생산과 공급이 가능하고, 폐기물 걱정을 안 해도 된다. 얼마 전 열린 과천국제SF영상축제는 과천과학관이란 창의력 발전소를 가동하기 위한 필수적인 행사가 됐다. 앞으로는 SF와 관련된 다양한 산업 분야도 동참하는 세계적 SF 엑스포 행사로 거듭나 과천과학관을 세계적 두뇌발전소로 발전시켰으면 한다.

이상희 국립과천과학관 관장
작성일자 2011-03-19